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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2-26
  • 천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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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부천·김포 지역지부는 2월 26일 오후 5시 부천 북부역 마루광장에서 소속 조합원과 시민사회 연대단체가 함께 하는 가운데, 하청 노동자 불법파견을 일삼는 OB맥주 제품의 불매운동 선언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 김준호 기획부장

OB맥주는 생산된 맥주를 전국 23개 직매장을 통해 전국의 도소매업체로 배송한다. OB맥주는 직매장 운영을 2010년부터 2020년까지 CJ대한통운에 위탁했고, CJ는 이를 다시 최저입찰가 방식으로 소규모 물류 업체에 재하도급 하는 다단계 구조로 운영해 왔다. 김포시 소재 경인직매장에서 물류업무를 담당하는 지게차 기사, 사무원, 트럭 운전사들은 많게는 수십 년, 적게는 수년간 일했지만, OB맥주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가 아니라 CJ로부터 재위탁 받은 물류 업체 소속이었다. 1년 단위로 매년 갱신하는 근로계약을 통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OB맥주가 CJ와 통합물류 계약을 통해 직매장 운영을 위탁한 이유는 인건비 절감과 물류전문 기업의 전문성을 살려 물류 업무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CJ는 물류전문 기업으로 전문성 발휘는 커녕 경인직매장 부지 소유자라는 이유로 가만히 앉아 재하청을 주고는 이른바 ‘통행세’만 받아 챙겼다.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는 CJ로부터 직매장 운영을 재위탁 받은 소규모 물류 업체는 업무수행의 기반도 갖추지 못한 “위장 도급 업체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인 이수진 의원은 지난 2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OB맥주가 하청 업체가 직매장 운영에 필수적인 작업 도구인 지게차와 핸드카트, 트럭등 대부분을 무상으로 제공 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가 확인한 OB맥주의 자산 등기부 등본을 보면 하청 업체인 동성종합특수물류가 직매장 운영에 사용한 3.5톤 지게차 12대, 2.5톤 2대, 핸드카트, 트럭등을 모두 오비가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심지어 피씨와 프린터, 복합기, 스마트폰 등 사무용품 일체도 OB가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는 뿐만 아니라 OB가 자사에서 만든 경영관리 시스템을 통해 하청업체의 물류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 하고 인사관리도 직접 했다고 주장했다. 인사업무기준인 표준면접가이드라인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에게 적용하여 인사채용 및 근태관리를 시행하고 우수사원 선정기준, 신규채용시 면접질문까지 자세하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하는 등 하청업체 직원들을 원청인 오비 본사의 물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시켜 '물류팀'으로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

OB맥주의 불법 파견은 지난 해 9월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가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면서 사회적 쟁점이 되었다. 현재는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에서 OB맥주 경인직매장의 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노조 측은 OB맥주와 지난 2월 초까지 10 여 차례 고용승계 문제를 안건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OB측이 고용관계 당사자가 아니어서 고용승계에 대해서는 책임질 일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상에 참여 했던 나탈리 보르헤스 OB맥주 지속경영담당 부사장은 노조 측에 OB맥주는 노조가 주장하는 불법파견에 따른 고용승계에 관하여 법적 책임이 없다고 말했으며 OB측은 사회적 책임으로 일정액의 위로금만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와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는 OB맥주의 불법파견 인정과, 하청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박종현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 의장이 2월 15일부터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그리고 부천지역에서부터 시민들을 상대로 OB맥주 제품의 불매운동을 호소하며 OB맥주의 불법파견 해소와 하청 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도 OB맥주에 대한 하청 노동자 고용승계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부천시의회는 시의원 전원의 합의로 지난 2월 23일 OB맥주의 불법파견 해소와 하청 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 했다. 시의회는 성명에서 “하청노동자를 쥐어짜 경영 이익을 챙긴 OB맥주는 복직 요구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OB맥주는 고용승계(복직)에 대한 근본적 방안을 즉시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의회는 또한 “OB맥주가 하청 노동자들의 아픔을 끝내 외면할 경우, 우리 부천시의회는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시민들과 함께 OB맥주의 불매운동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며 OB맥주가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범시민적 차원의 불매운동을 예고했다.

경기도의회 염종현(부천1)·이선구(부천2)·황진희(부천3)·임성환(부천4) 권정선(부천5)·김명원(부천6)·이진연(부천7)·최갑철(부천8)의원은 성명을 발표하고 “OB맥주는 장비도 관리권한도 없는 하청 사장에게 형식적 도급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용했어야”며 OB맥주의 불법파견을 규탄하고 도민들에게 “OB맥주, 카스, 버드와이저 맥주 불매운동을 제안” 했다.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는 소속 조합원의 전 역량을 동원하여 OB맥주 제품 불매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는 이번 하청 노동자 고용승계 문제는 단지 경인직매장 18명의 문제가 아니라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취약계층 모두의 문제”인 만큼 부천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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