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세찬 장마비 소리에 잠을 깼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쯤 되었다.
15일은 부천 오리엔탈산악회(회장 윤근)에서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충북 괴산의 군자산으로 산행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6시에 일어나 창 밖을 내다 보니 거의 비는 멈춘 상태였지만 일기예보는 오늘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것이다.
나는 산행이 어렵겠다 싶어 회장에게 카톡으로 불참을 알리고 그냥 잠을 청했지만, 왠지 내 마음 대로 약속을 저버린 것 같아 대충 등산복을 챙겨 입고 중동역 앞 집결지로 갔다.
대기한 차에 올라 타고 오리엔탈산악회 회원 50명과 함께 7시 정각 목적지로 출발했다. 가는 동안 비가 오면 어떠나 하는 걱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오전 10시 군자산 입구 솔밭주차장에 도착하는 내내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았다. 괜한 걱정을 한 셈이다.
우리 일행은 2편으로 나뉘어 한 팀은 군자산 탐방로를 출발하여 화석바위, 하늘절벽, 전망대에 이르는 급경사 코스로 산행하고, 다른 한 팀은 도마골을 출발 낙엽송 숲을 지나 쌍곡 계곡으로 향했다.
비가 온 후인지 시원한 바람과 수정처럼 맑은 차가운 계곡 물이 우리 일행을 반겨 주었다.
쌍곡 계곡은 완만한 오솔길로 힘들이지 않게 트래킹을 즐기기에 안성 맞춤이었다.
일행은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에 둘러 앉아 각자 싸온 도시락과 반찬을 정겹게 나눠 먹으며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비는 커녕 햇빛이 내리쬐 축복 받은 산악회라 자축하며 오늘 산에 오길 잘했다고 한마디씩 거들면서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물놀이와 함께 각자 멋있는 포즈를 취해 가며 기념 사진도 찍곤 했다.
윤근 산악회장은 “일기가 고르지 않는 상황에서도 한차 가득 참여한 회원들, 그리고 맛있는 떡을 찬조한 오성순 회원, 맥주와 생수를 찬조한 김종분, 이인경 회원, 맛있는 찰옥수수를 찬조한 오명석 수석부회장께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운을 뗀 후, 다음 8월 산행은 영월 동강으로 래프팅을 가겠으니 회원 전원 참석을 바란다”며 안내하였다. 그동안 본 산악회를 잘 이끌어 주신 박재철 전임 회장께도 감사의 인사를 빠뜨리지 않는 자상함을 보였다.
강진호 총괄 산악대장의 친절한 안내와 우미진 총무, 장창수 회원의 봉사로, 회원 모두 만족해 보였으며,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전번에 이어 두 번째 함께한 산행이었는데 즐거운 산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