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연
박원의 作
이리 정겨울 수 있을까
내 마음 찾아가는 곳
초인종만 눌러도
출입문만 열어도
이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인가
내 발길 닿는 곳
이 길의 끝을 몰라도
이 길의 꽃을 몰라도
지금이 좋으리
그대가 좋으리
기다리다 만난 사람이기에
오래
기다리다 만난 인연이기에
지금은 잔바람 불고
지금은 패랭이꽃 너울거리는 계절이기에
그대와 나는 장벽이 없다
그대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대를 만나고 오는 길은
* 박원의 시집 『강물의 언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