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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1-08
  • 한형동 칭다오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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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sociopath)란 심리적, 의학적 용어로 반사회적인 인격장애자를 말한다. 이들의 특징은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고, 공감능력이 없으며, 자기의 행동이 타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치 않는다. 

한형동 칭다오대학교 석좌교수

지난해 12월 3일 국가 최고통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소시오패스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나라는 파경의 격랑에 휩싸였고, 온 국민은 패닉(panic)에 빠졌다.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나 발동할 수 있도록 헌법은 정하고 있다. 합법성도, 당위성도, 실익도 전혀 없는 이런 정치적 자폭행위는 바로 '소시오패스의 발작' 증상으로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이 계엄은 해서는 안될 망동인데다 그 전략도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전쟁영웅 나폴레옹은 "전쟁 중에는 중요성과 힘 사이에 존재하는 최대의 요소가 시간이다"라고 했다. 군 작전에는 타이밍과 신속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계엄작전은 시간을 중시하는 전략적 어프로치(approach)도 없고, 전략적 상호작용의 개념도 모른 채 오로지 전략적 고집만이 작동했다. 그러니 이는 필패가 예고된 불장난이었다. 하기야 점성술로 생활을 한다는 전 정보사령관에게 계엄작전 수립을 위임했다니 가히 알만한 일이다.

이 사태를 좀 더 분석해 보자. 심리학자들은 "부적절한 생각과 충동은 본능적 추동(推動)과 함께 무의식 속에 있다가, 격한 감정을 만날 때 정서적 고통을 못이겨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바로 극좌세력은 대통령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듯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야당에서는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과 함께 입법폭주 속에 몇 십명의 국무위원을 연쇄 탄핵했다. 이러자 윤 대통령은 이성을 잃고, 무의식 속에 잠복되었던 감정이 폭발하여 이런 비이성적 사고를 저질른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사실인즉, 이러한 민주당의 과도한 입법드라이브와 정치폭거가 윤 대통령에게 무모한 오판을 하도록 빌미를 주었다는 점도 부인키 어렵다. 허나 소위 국정 최고 책임자가 이러한 정치공세를 정치로 풀어 극복하지 못하고, 소아병적인 변고를 저지르는 것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한편,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한 입법 독주와 수십명의 국무위원 탄핵, 예산 삭감 등의 행위는 거센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런 정치적 행보는 수권정당으로써 성숙한 자세가 결코 아니다. 게다가 더욱 가증스런 것은 국무위원 5명을 더 탄핵시켜 국무회의 개의조차(정족수 11명) 못하게 하여 무정부 상태를 만들자는 주장까지 하는 자가 있다. 이러한 인간 말종같은 의원의 반헌법적 반민주적 만행이 어디 있나, 이야말로 내란죄에 해당하는 범죄적 발상이 아닌가? 도대체 국민을 무엇으로 보는지 기가 막힌다. 여기서 우리는 민주당이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나, 이 구호의 본심은 오로지 정권쟁취에만 몰두해 있음을 본다. 이게 바로 사기(史記)에 나오는 양두구육(羊頭拘肉: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이라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나타난 군부 기강도 짚어 보자. 육군참모총장, 특전사령관 등 군 요직의 장성들이 청문회에 나와, 자기만 살겠다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군 보안을 누설하며, 심지어 어느 부대장은 질질 짜는 나약한 모습까지 보였다. 가소롭다 못해 차라리 가련한 생각마저 든다. 명예와 용기를 먹고 사는 군인들이라면, 어차피 계엄사건에 연루된 바에야 "내가 불법적인 거사에 참여한 것이 잘못이다. 모든 것은 법정에서 밝히겠다. 할 말이 없다"라고 단호히 묵비권 행사를 했어야 한다. 치사하고 비루하게 보안이나 누설하며, 너절한 변명을 늘어 놓다니, 이는 군인으로서 두 번 죽는 일에 다름 아니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이 있다. 위대한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의 역사는 창조적 소수자들에 의해 발전된다"고 했다. 성난 군중들에 의해서 역사가 발전되는 것이 아니다. 헌데 우리나라는 정치적 이슈만 터지면 불법시위가 본업인양 정치투쟁에 나서는 단체가 있다. 바로 양식있는 사람들은 환영하지 않는 민노총이다. 민노총의 설립목적은 노동자들의 권익옹호일 것이다. 그런데 왜 이 들이 정치에 간섭하고,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가? 이들에 부화뇌동하는 급진 시위꾼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는 이미 시위가 오락의 장이 되고 있다. 시위 군중들은 시시덕거리며 노래하고 춤추고 광란의 장을 이룬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민주국가가 아닌 민두국가(民頭國家: 국민이 두령인 국가)로 착각하며, 불법도 자행한다. 왜곡되고 굴절된 시위 문화다. 시위꾼들에게 고한다. 역사는 당신들이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제 한 두번 의사표시 했으면 조용히 집에서 제도권에 의해 사태가 수습되기를 기다리기 바란다. 매일 광적인 시위가 전 세계에 생중계 되어, 우리나라를 불안한 나라로 각인시켜 국위를 더 이상 실추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도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亦可覆舟):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공자의 말을 오해하여, 툭하면 민중을 선동하여 정권을 탈취할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근원적 원인은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제도적 모순에서 찾아야 한다. 5년 단임의 대통령에게 권한이 너무 집중되다 보니 각 정당들은 야당만 되면, '대통령 실패가 곧 정권획득'이란 등식만 믿고, 대통령 끌어 내리기에 목숨을 건다. 그러니 국정은 항상 불안하고 급기야 이런 탄핵사태까지 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 또는 대통령 권한이 대폭 축소된 4년중임대통령제 등의 개헌을 실시해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도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실시하여 지나친 여소야대 현상을 예방하도록 해야한다.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여야의 정치적 압박이나 시위단체들의 구호에 구애받지 말고, 오로지 법리와 증거와 양심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각급 법원들도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6,3,3 원칙을 지켜, 2월내에 2심을, 5월내에 최종심을 내야만이 공정한 재판으로 평가됨을 잊지 말야야 할 것이다.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도 법과 정의를 존중하는 선량한 사람들은 범죄혐의자인 당신들을 대통령감으로 추앙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부디 당신들은 탄핵심판과 법원 재판에 지연작전 등 꼼수 부리지 말고, 법적 절차 시간표대로 즉시 응하여 응분의 판결을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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