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러셀 베이커는 “미국에서는 스포츠가 대중의 아편이다”라고 했다. 이는 대중의 인기가 있는 스포츠는 그 만큼 대중들을 열광시키고 중독에 빠지게 한다는 의미다.
며칠전 있었던 아시안컵 축구게임 4강전은 우리에게 ‘카타르 참사’로 불리울 정도로 역대 최악의 졸전이었다. 이날 밤 심야의 창피극은 선량한 애국시민들에게 분노와 탄식과 모멸감만을 가득 안겨준 악몽의 드라마였다.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의 득점왕 손흥민, 유럽 축구계의 절대 강자 바이에른 뮌헨의 최고 수비수 김민재, 프랑스 아트사커의 본거지 파리 생제르맹의 주전 미드필더 이강인 등을 보유하고도 이런 굴욕적 참패를 당한 것이다. 물론 이 참패의 중심에는 클린스만이라는 무능하고 직업윤리관도 결여된 엉터리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진출했는데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여론이 좋지 않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전혀 사태 파악을 못하는 인지장애 현상을 노출한 것이다. 참으로 기가막힌 헛소리를 감히 세계 7대 선진국인 대한민국 국민 앞에 늘어놓았다.
그럼 이에 반박을 해보자. 클린스만은 우리가 4강까지 간 것을 자기 공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팀은 전술과 용병술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손흥민 · 이강인 등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들의 개인기에만 의존했다. 대부분 경기를 지다가 추가시간에 겨우 선수들의 개인기와 천우신조로 비기거나 신승했다. 말레이시아와 같은 세계랭킹 140위권인 팀에 끌려가다가 겨우 비긴 대참사로 인해 국민들은 분노와 실망으로 실신할 판인데, 그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정신 이상자가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는 궤변이다. 특히 말레이시아전에서는 이미 16강이 확정된 상태인 만큼 우리 주전 선수들을 모두 빼내어 휴식을 주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었어야 정상적인 용병술이다. 이 패착으로 우리 주전들이 혹사 당해 준결승전에서는 파김치가 되어 정상적인 게임 운용이 불가능했다. 또한 8강전인 대호주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려서 쓰리백처럼 위치시키고 양쪽 풀백을 높게 위치시키는 한물 간 ‘라폴피아나’ 전술을 어설프게 사용했다. 이 전술은 공격력 강화의 효과는 있으나, 역습과 공간방어의 취약점이 있어 요즘은 이 전술을 보강한 ‘인버티드 풀백전술’(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이 만든 가장 현대적인 변칙전술)이 선진 축구의 대세이다.
클린스만의 전법은 조기축구에서나 흔히 사용하는 오버래핑(overlapping)이라는 기본 전술 이외 아무 전술도 없었다. 현대축구는 ‘인퍼티드 풀백’ 전술은 물론, 티키타카(tikitaka :숏패스 위주로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빌드업하는 전법) 전술이나 ‘게겐프레싱’(gegenpressing : 압박전술을 구사하다가 볼을 뺏기면 바로 재압박하여 볼을 뺏는 전술) 전법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그런데 그는 4강전에서 상대방이 뻔히 읽고 있는 고전적 오버래핑 전술 하나로 일관했다. 결과는 상대로부터 전술을 간파당해 우리는 중원을 빼앗기고 패스미스만 90분간 하며 유효 슈팅 한번 못하고 충격패를 당했다. 선수 선발과 기용면에서도 문제점이 많았다. 골감각이 전혀 없는 조규성을 원톱으로 기용하여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수차례나 허공으로 날리는 바람에 국민들의 분노지수만 고조시켰다. 조규성 대신에 K리그 득점왕 조민규를 선발했어야 한다. 또한 4강전 패배의 일등 공신 박용우는 탈압박을 못하고 우리 문전에서 패스미스만 밥먹듯 했는데, 이 선수는 이미 리그전에서 강력한 자살골을 기록할 때부터 기용을 배제했어야 했다. 게다가 감독은 국내 K리그 선수들은 도외시 하고 해외파들만 선발하여 선수 기용폭을 좁혔다.
더 한심한 것은 클린스만은 국민의 여론이 좋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쯤되면 공감능력 부족을 넘어 인지장애 상태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인지심리학상 확신이 너무 강한 사람은 바꾸기 힘들다. 그런 사람은 반대증거로 신념이 흔들리면 ‘인지 부조화’라는 병리현상으로 발전한다”고 했다. 그런데 클린스만은 자기 신념만을 확신하며 과오를 모르니 바로 인지부조화의 지경에 도달한 사람이다.
한편, 스포츠심리학 이론에서는 동작 오류를 수정하는 데는 피드백을 중시하는 ‘폐쇄회로 이론’이 유효하며, 운동학습 중에는 ‘집중연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임의대로 순서없이 하는 ‘무선연습’은 비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실수를 시정하려는 피드백 점검 노력도 없고, 선수들 자율에 맡기는 ‘무선연습’을 위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미국에서도 성적부진으로 퇴출당한 퇴물 감독의 현주소가 그대로 노정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최상의 재료로 일품요리는 커녕 조리조차 제대로 못하는 삼류 조리사와 같은 감독이다. 그로 인해 우리 국민들은 분노와 충격에 빠졌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는 큰 상해를 입었으며, 월드클라스급 우리 선수들의 명성은 삼류로 전락했다. 이런 참사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가? 바로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클린스만을 연봉 30억에 영입했다는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져야 마땅할 것이다.
정신분석학자 폴 에크먼은 “인간의 정서는 폭주기관차처럼 잡기 힘들고 강력하며, 여섯가지 기본 정서 중에 가장 부정적 정서는 분노와 혐오다”라고 했다. 우리에게 분노와 혐오, 충격을 준 클린스만은 이제 조용히 미국행 항공티켓을 준비하는 것이 순리이다. 아울러 외국 감독에만 집착하는 근시안적인 축구협회도 이 번 기회에 심각히 성찰하고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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